여름만 되면 한겨울 동안 감쳐뒀던 속 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은 오로지 살찐 사람들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살이 없어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마른 사람들은 살이 찌지 않아서 스트레스를 받는데 사람들은 진짜 말랐다며 자신의 손목과 허벅지 등을 비교하며 정말 부럽다고 말하기도 하고 자기 살을 떼서 주고 싶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마른 사람들은 자신이 말랐다는 게 정말 스트레스인데 사람들은 배부른 소리라고 오히려 핀잔을 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디 가서 살 안 찌는 게 스트레스라고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이유로 마른 사람들은 살을 찌는 것이 어렵게 느껴질까요? 마른 사람들의 저체중 원인은 크게 나누면 2가지 정도로 압축됩니다.첫째는 소화율과 흡수율 자체가 낮은 경우둘째는 식습관이 무너진 경우우선 소화율과 흡수율에 대해서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신체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유입과 유출이 서로 균형을 이루어야 합니다. 즉 물리학의 기본 법칙인 열역학 제 1 법칙에 따라 내 몸으로 들어오는 에너지는 형태는 바뀔 수 있어도 총량은 보존됩니다.예를 들어 본인에게 필요한 칼로리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섭취하게 되면 잉여 에너지는 내 몸에 글리코겐과 지방의 형태로 체내에 저장하게 됩니다. 이렇게 체내 에너지가 저장되는 시스템은 척박했던 원시시대를 살아오던 인류에게는 효율적인 시스템입니다.하지만 문제는 우리의 몸은 단순히 칼로리 인풋, 아웃풋의 개념으로 설명하기에는 매우 복잡한 기관이라는 것입니다. 즉 똑같이 먹더라도 체내 환경이 다른 개인마다 서로 다른 결과가 나타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똑같은 대사량을 가진 사람들이 똑같은 칼로리를 먹는다고 하더라도 서로 다른 체중 증가율을 보이게 됩니다.실제로 한 연구를 살펴보면 일란성 쌍둥이 12쌍을 대상으로 개인 필요 열량보다 1000칼로리를 더 먹였을 때의 체중 증가율을 관찰한 결과, 모든 피실험자들의 체중은 증가했지만, 체중 증가율은 서로 다른 결과를 보였습니다. 어떤 쌍둥이들은 비슷한 체중 증가를 보인 반면에 다른 쌍둥이들은 세 배에 가까운 체중 증가를 보였습니다. 그렇다면 대체 왜 똑같이 먹어도 사람마다 다르게 살이 찌는 것일까요? 가장 대표적인 예로 소화율과 흡수율이 사람마다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매우 효율적인 대사를 합니다. 따라서 음식이 체내로 들어오면 많은 열량의 손실 없이 지방조직으로 저장시킵니다.반면에 대사가 효율적이지 못하면 음식물의 섭취가 많아도 체중이 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케이스의 경우 꾀나 복잡한 계산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단순히 제품에 표시된 칼로리만을 계산해야 할 것이 아니라 본인이 그 식품을 통해 얼마큼의 에너지를 실제로 흡수할 수 있는지, 즉 체내에 흡수한 에너지의 양을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이렇게 사람마다 모두 소화율과 흡수율이 다른 이유는 개개인의 장내 미생물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장에는 100조가 넘는 미생물이 살고 있습니다. 흔히 유제품으로 알고 있는 비피더스는 장내 유익균으로 알려진 비피더스균을 의미하고 프랑스의 화학자 이름을 말하라고 하면 아무도 모르지만, 유제품 파스퇴르라는 이름은 누구나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파스퇴르는 미생물학의 기초를 다진 프랑스의 화학자입니다. 어찌 됐든 최근에 연구들에서는 이러한 장내 미생물 균형이 에너지 흡수의 효율성을 결정한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100조가 넘는 장내 미생물들의 수많은 역할 중에서는 소화가 안 되는 음식을 소화 시켜 에너지를 만드는 역할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유를 마시면 설사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우유 속에 젖당을 분해하는 락티아제라는 효소가 결핍되었기 때문에 우유를 소화 시키지 못합니다. 이러한 현상을 유당 불내증이라고 합니다.반면에 우유를 먹어도 소화 흡수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은 장에서 젖당을 분해하는 효소가 충분히 존재하기 때문에 우유의 영양분을 아무런 문제 없이 흡수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유당 불내증을 가진 사람들도 요구르트는 문제없이 소화시킬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이미 외부에서 미생물들이 우유 속 유당을 소화시켜 유산과 당 분자로 바꿔놓기 때문입니다.다르게 말하자면 요구르트는 이미 소화된 우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사람마다 장내 미생물의 균형이 다르기 때문에 똑같은 음식을 먹어도 체중의 반응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케이스의 경우 본인이 어떤 음식을 먹는지부터 어떤 식사 패턴을 유지하는지를 크게 신경 써야 합니다. 두 번째 이유는 식습관이 무너진 경우입니다. 마른 체형의 사람들은 본인이 많이 먹는다고 생각하지만 대부분 식습관이 좋지 않습니다. 물론 정말 많이 먹는데도 불구하고 살이 안 찌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앞서 살펴봤던 원인 문제인 경우가 있고 유전적으로 신진대사가 매우 빠른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순히 식습관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마른 사람들의 대부분이 본인의 몸에 문제가 있어서 살이 안 찌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마른 사람들의 근성장이 더딘 이유 역시 본인의 잘못된 식습관이 한 가지 이유가 됩니다. 마른 사람들은 운동은 대개 열심히 하는 편이지만 오히려 먹는 것을 힘들어하는 편입니다. 분명 본인은 많이 먹는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총 칼로리를 계산해보면 대개 본인의 일일대사량을 초과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는 벌크업이 아니라 가장 이상적인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셈이 됩니다.예를 들어 마른 사람이 운동을 하면서 근육과 함께 건강하게 살을 찌우기 위해 계획을 세웠다고 가정해겠습니다. 이때 사람들이 실수하는 것은 본인의 필요 에너지를 기초대사량만으로 설정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기초대사량은 단순히 본인이 가만히 누워 숨만 쉬고 있을 때 사용되는 에너지만을 말합니다.따라서 여기에 플러스 본인의 하루 활동량을 계산한 활동대사량을 더해야 본인의 체중을 유지하기 위한 일일대사량이 구해집니다. 그리고 여기에 증량을 위한 잉여 칼로리를 플러스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근육 1kg을 만들기 위해서는 운동과 함께 7000~8000칼로리에 가까운 잉여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마른 사람이 한 달에 1kg의 근육량 증가를 목표로 섭취량을 계산한다고 가정한다면 본인의 일일대사량에 200~300칼로리를 추가적으로 섭취해 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계산하고난 총 칼로리가 본인의 증량을 위한 일일 필요 칼로리가 됩니다. 건강하게 증량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은 다음에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흔히 마른 사람들은 당연하게 주변 사람들한테 살 좀 찌우라는 소리를 자주 듣게 됩니다. 게다가 살이 안 찌는 게 스트레스라고 말하면 오히려 지적하고 있는 사람들이 재수 없다는 소리를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다이어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 있듯이 증량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도 있으며 마른 사람들 역시 그러한 당연한 지적들에 상처를 받는다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